항상 말을 타고 어딘가로 이동 중인 왕자. 그러다 위기에 처한 공주를 구해 내고 결혼하며 해피엔드를 맞이하지요.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단일 국가의 역사가 긴 문화권에서는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는 대목입니다. 아니, 왕위를 이을 왕자가 자리를 비우고 저렇게 돌아다닌다고? 죽을지도 모르는데? 🤔
🏰 중세 유럽은 한반도와는 달리 공국 체제였습니다. 대국을 섬기는 소국들이 즐비했지요. 흥미로운 것은 왕의 칭호를 받지 못한 소국의 군주들도 왕의 아들(王子)과 같이 ‘프린스’(prince)로 불렸다는 점입니다. 그래서 명작 속 ‘이웃 나라 왕자’들은 왕조의 왕세자가 아니라 공국의 공작일 확률이 높습니다.
그렇다면 공주는 어떤가요? 공주는 거의 언제나 외동딸이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죠. 공주가 외동딸이라는 것은 공국의 후계가 없는 상태임을 의미합니다.
메리엄-웹스터 사전
한편 이웃 나라에는 후계에서 밀려난 동생 왕자들이 있어요. 그리고 더 넓은 영지와 신분 상승을 노리는 기사들도 있지요. 이들이 공주와 공주의 나라를 구하고 결혼을 통해 그 나라의 군주가 되는 것이 이른바 ‘백마 탄 왕자(기사)’ 이야기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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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명작 속 왕자들은 대부분 시련을 겪고 있는 소녀를 아내로 삼아 구제해 주는 구원자로 등장합니다. 공주와 결혼하여 성을 차지하는 것은 거의 다 착하고 재기 발랄한 평민들이에요. 옛이야기를 즐기던 당대 민중들의 신분 상승 욕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지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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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른 한편에는 <미녀와 야수>나 <해의 동쪽 달의 서쪽>처럼 왕자가 저주에 걸린 이야기도 있어요. 공주의 저주(시련)는 왕자가 공주를 찾아내는 것만으로 풀리지만, 왕자의 저주는 소녀의 진정한 사랑과 헌신으로 풀린다는 차이가 흥미롭습니다. 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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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계 명작 속 왕자와 공주 이야기, 어떠셨나요? 😊 누가 누구를 구한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도와 한마음으로 보금자리를 지켜 내는 것, 이것이 왕자와 공주 이야기의 진짜 교훈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.